<손만세>를 소개합니다
쫙 편 손가락을 보며 ‘안녕’이라고 정답게 말을 걸 듯 안부를 묻고 싶은
오늘의 커뮤니티 인터뷰는 ‘손끝으로 만드는 세상’의 이선영선생님입니다.
* 커뮤니티의 이름은 무엇이고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선영 : 손끝으로 만드는 세상(이하 손만세)의 이선영입니다
손으로 만드는 공예가들이 모였어요. 처음 시작은 일반 공예가들은 아니고 학부모 네트워크에서 시작을 한 거죠.
아이들을 위해서 간식도 만들고 간단한 소품 같은 것도 만들고 그렇게 시작되었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이 엄마들에게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유용한 정보가 있어서 같이 공유하는 모임으로 시작을 했어요.
친환경 모임으로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은 가정마다 아픈 아이들이 있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 모인 건 아니었는데 아이들이 피부질환이 있다든가 건강하지 않은 아이들 이야기에 서로 마음을 터놓게 되고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아이들을 돌보고 가족이 돌봐도 나아지지 않는 거예요. 환경이 바뀌지 않으니까요.
사는 생활환경을 바꾸지 않으면 바뀔 수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지요.
집에서 아이를 잘 돌보고 하나부터 열까지 몸에 좋은걸 챙겨줘도 학교 급식 한 번 먹고 어린이집 가서 간식 한 번 먹으면 바로 탈이 나니까요.
세상이 바뀌지 않으면 ‘우리의 힘만으로는 안 되겠구나’ 한 거죠.
엄마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 천천히 조금씩, 엄마 눈을 바꾸면 언젠가는 세상이 바뀌겠지. 그렇게 해서 시작을 했죠.
“집에서 어머님들이 바뀌면 세상이 정말 바뀔 거예요. 아이들이 따라 하게 되고 그다음 아이들이 더 많은 걸 따라 하게 된다고 믿어요.”
아픈 아이들의 엄마들이 서로의 공감 되는 부분이 있으니까 행동으로 나서게 된 거고 엄마를 한번 바꿔보자.
그때의 아이가 지금 14살이 되었으니 10년 됐어요. 2021년이니까 2011년이겠네요.
* 손만세의 활동이 실천 되고 알려야 될 곳이 어디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선영 : 마을을 중심으로 우리의 직장에서 우리의 이웃들, 이웃이 모인 마을이라고 생각을 해요.
* 친환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친환경 소품을 만들어 보고, 서로 생활에 도움이 되는 커뮤니티 찾기가 어려웠거든요.
동참하고자 하는 분이나 회원이 좀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하고 계시는지요?
이선영 : 내가 뭘 하고 누가 와서 뭘하고가 아니라 그냥 이러한 것들도 있다 조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 누구를 가르치고 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생활을 보여주는 거잖아요.
이런 생활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한번 해볼까. 그렇게 하면 좀 괜찮아질까’라는 생각부터 들게 하고 싶은 거예요.
* 손만세에서 자랑거리는 무엇일까요?
이선영 : 가장 좋은 것은 오랫동안 손만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해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뭔가를 얻고자 하는 것도 아니고 좋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서로를 위하는 마음 갖고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게 제일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시간이 흐르다 보니 이익이 생기고 금전적인 문제가 얽히면 돈에 관해서 생각이 똑같은 건 아니더라고요.
그런 과정도 거치면서 지금까지 함께하는 것을 보면 그래도 사람이 좋다고 사람이.
* 어느 곳에서 주로 활동하시나요?
이선영 : 우리가 모임을 주로 하는 곳은 생명의전화나 다른 청소년 센터라든가 복지관에서 재능기부도 많이 하고 있거든요.
다니다 보면 ‘이런 것도 있었어요. 몰랐는데 이렇게 활용하면 좋겠네요.’ 하는 것들을 말씀하시고 알려 드리며 서로가 배우게 되지요.
* 손만세가 10년 동안 활동을 하면서 변화된 부분은 무엇일까요?
이선영 : 외부적인 활동이 많은데 생명의전화에서 축제나 주민 모임 하면서 오픈강좌 같은 재능기부하면은 처음에는 ‘무료로 만들 수 있대.’ 하며 만들러 오셨다가
시간이 점점 쌓이다 보니까 알아봐 주시기도 하고 어떤 분 같은 경우는 처음에 ‘텀블러 가방을 공짜로 만든 데’하며 한번 왔다가
그걸 왜 써야 되는지 만들면서 수다 떨듯이 얘기를 나누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공감을 하고 그분이 또 이웃한테 ‘야, 텀블러를 써야 된대. 텀블러 가방을 만들어야 된대’
이렇게 전파가 되는 걸 느꼈어요. 몇 해 동안 반복되다 보니까 손만세에서 뭔가를 한다 하면 다들 ‘거기는 꼭 가봐야 돼’라는 믿음이 생겼어요.
아까 말한 것처럼 이웃들한테 선한 영향력이라고 표현을 하면 참 좋겠는데 그렇게 전파 된다는 거요.
* 손만세 활동을 10년 동안 원활하게 활동하게 만드는 팁 같은 것이 있을까요?
이선영 : 한 달에 한 번. 우리는 밥을 꼭 먹어요.
재미죠. 재미. 일단 재미있어야 돼요 서로가 서로의 딱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억지로 강요하거나 이런 게 없어요.
10년째 목요일날 정기 모임을 하거든요. 매주 목요일 이게 쉬운 건 아니에요.
다른 사람이랑 약속을 하더라도 정말 어쩔 수 없이 빠질 경우는 상관없지만 목요일 정기 모임인데 왜 안 나와 하는 말없이 정말 자연스럽게 편안하게 항상 만나는 날이 되었어요.
딸도 뭐 먹을 때 ‘목요일이잖아.’ 챙겨 주고 그래서 어떤 얘기를 들었냐면 직장 때문에 한 6개월 정도 못 나오신 분이 계셨는데 얼마 전에 만나서 그분이 그러시는 거예요.
목요일만 되면 무척 설레었다고 자기는 지금도 연차 내고 반차 내는 걸 목요일로 잡는다고. 그 얘기 들으면서, 손만세가 재미있었다고 생각하지요.
우리나라도 근무를 주 5일이 아니고 4일도 하고 3일도 하면 편하게 만날 수 있을 텐데 (웃음)
* 활동했을 때 주변 사람들과 활동에 동참한 사람들의 만족도에 대한 질문을 드리려고 했는데, 설레였다는 얘기가 나왔으니 만족도는 물어보나 마나겠어요. (웃음)
이선영 : 만족도는 다 좋죠. 제가 여러 가지 욕심이 많아서 남들 하는 건 나도 해봐야 된다 그런 게 있어요.
남들은 깊게 못하고 이것저것 손댄다고 하는데 그렇지도 않거든요.
한 번 하면 욕심이 있어서 전문가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디 가서 대화할 정도는 돼야 된다라고 생각을 해요.
예를 들어 딸기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면 우리나라에서 출판 된 딸기에 관한 모든 책을 다 읽어봐야 직성이 풀려요. 그 정도는 해야 딸기를 좀 아는 구나 이렇게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새로운 걸 배우는 것도 많이 좋아해요. 좋아하는 걸로 끝나면 안 되잖아요.
알려주고 싶은 거예요.
딸기는 이런 종류가 있고 이렇게 먹으면 맛있고 언제 키워야 하고 그런데 듣는 분들도 받아들이는 게 또 좋으신 거죠. 잘 만난 거죠.
항상 새로운 걸 알려드리고 즐겁게 배우다 보니까요.
*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세요.
이선영 : 꾸준히 유지하는 거죠. 사람들이랑 재미있게 즐겁게.
늘 새롭게 재밌게 즐겁게 하자는 이유가 여기서(성북구 장위동) 태어나서 쭉 살았어요.
제 친구들도 그렇고. 근데 재개발되면서 친구들이 어쩔 수 없이 떠나는 걸 보면서 나는 내가 살고 싶은 동네를 만들고 싶은 거예요.
내가 살고 싶은 마을 ‘우리 마을로 이사 와 우리 동네 이렇게 좋아.’ 근데 그렇게 하려면요.
한 사람으로는 안 돼요. 정말 구성원들이 다 행복해야 하는 거잖아요. 내가 행복한 게 아니라 내 애들도 행복해야 하잖아요.
난 우리 동네. ‘야, 우리 동네 진짜 좋아.’ 애들이 그러면은 계속 유지가 되는 거거든요.
같은 엄마들끼리 모여서 엄마들도 행복하고 아이들도 행복하고 결국에는 살고 싶은 동네.
이사하고 싶지 않은 동네를 만들고 싶어요.
* 손끝으로 만드는 세상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이선영 : 엄마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 딱 그거죠
정말 말도 안 되는 얘기 같지만 우리는 세상을 바꾸고 싶은 거예요.
세상을 바꾸는 15분 그거 듣고 나면 그렇게 바뀔 것 같은 느낌이 들잖아요.
우리도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우리가 이렇게 10년 동안 우리 집에서는 우리 아이들을 가르쳤잖아요.
이 아이들이 커서 세상을 바꿀지 누가 알겠어요! (웃음)
제가 어디 가서 말을 잘 안 하면 다들 무서워요.
말하는 게 별로 안 좋아. 진짜야(웃음)
* 손만세에서 하는 환경 수업 때, 이선영선생님 열정이 보이셨어요. 저 처음 뵈었을 때
이선영 : 열정 있어요! 내가 좋아하는 일이니까요.
누가 시켜서 하는 일도 아니고 사실 여기서는 감사하게도 강의비를 줬지만 강의비 안 받고 9년을 생명의전화에서 수업했거든요.
우리 손만세 모임회원들이 재료비가 15만원이 들었는데 재료비로 책정된 건 3만원이야. 그럼 나머지 12만원은 우리끼리 해결하지 뭐. 그냥 그렇게 해서 하고.
우리가 좋아하는 일이 또 도와드리는 일이라서 그런 분들이 있어서 제가 정말 즐거워서 하는 거예요.
누가 왜 하냐고 미쳤다고(웃음) 얘기는 하지만 취미 생활하는데 돈 안 들어요.
그거랑 똑같은 거예요. 그냥 좋아서 취미처럼(웃음)
손만세를 인터뷰하고 돌아오는 길
보르네오섬의 5만 1800년 되었다는 손바닥 벽화가 생각났습니다.
인류 최초의 동굴벽화는 손가락을 쫙 펴고 모두에게 인사하듯 안녕을 빌고 있는 듯합니다.
여러분의 오늘은 안녕하십니까?
살고 싶은 각자의 동네를 만들기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인사처럼 가벼운 손짓이지만 나비효과가 깃드는 세상을 생각나게 하는 손만세가 만들어 갈,
우리의 아이들이 만들어갈 마을이 떠오르지는 않으십니까.
당신이 속한 커뮤니티는
성북에서 나 자신만을 위한 커뮤니티 활동이 아닌 사회적인 가치를 가지고 활동하는 커뮤니티를 만나 이야기하는 자리입니다.
인터뷰는 성북구 생활문화 활동가 옥수남 선생님이 진행하셨습니다.